[납북자 가족 최우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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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왜 우리 아버님 얘기는 한 마디도 없나요. "

1987년 1월 백령도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 중 납북된 동진호의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 우영(祐英.30.사진)씨는 15일 "하루 내내 서러움으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 말했다.

14일 밤 보도된 남북합의서 전문에 북한은 우리측으로부터 비전향장기수 송환을 약속받았으나 납북자 송환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崔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이후 아버지가 납북 이전에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10여장과 16년전 찍은 가족사진을 손에 든 채 한시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빠가 '살려달라' 고 울부짖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 며 "수십년간 납북가족의 고통을 나몰라라 했던 정부가 다시 한번 우리 가족을 외면했다" 고 말했다.

그의 섭섭함은 정부가 동진호 선원의 송환을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접근하지 않고 무성의와 무대책으로 일관해 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崔씨 가족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데다 지난해 1월에서야 부친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崔씨는 "어머니가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에 나와 金대통령을 영접하는 것을 보고 이번엔 뭔가 이뤄질 것 같다는 생각에 14일 방북신청까지 했다" 며 "앞으로 실무협상에서 납북자 송환이 이뤄'져 엄마.아빠가 환하게 웃을 날이 왔'졌으면 좋겠다" 고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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