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물물교환 뜬다"…전용 사이버 화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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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탁상시계를 선물하려고 샀는데 결국 못 줬어요. 새것이라 상자와 포장이 그대롭니다. 헬리콥터 모양이라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쁜 화분이랑 바꾸고 싶어요. "

첨단 인터넷 속에 물물교환을 중개하는 사이트가 요즘 인기다. 쓰지 않는 물건을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게 요긴한 물건과 바꾸는 것이어서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다. 물물교환에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지난 1일 문을 연 바터넷(http://www.barternet.co.kr)은 단순히 개인 대 개인(C2C)의 물물교환에 그치지 않고 기업 대 기업(B2B).기업 대 개인(B2C)도 중개한다.

물물교환을 원하는 제품의 가치가 동등하지 않을 경우가 많아 '바터머니' 라는 시스템을 두고 있다. 바터넷 안에서만 통용하는 일종의 사이버화폐다. 사겠다는 상대방만 있으면 바로 바터머니를 받고 판매한다. 그런 다음 이 돈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바터머니는 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 경우 바터넷에서 결제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중개 수수료는 거래금액의 5%다. 지금까지는 바터머니로만 받고 있으나 신용카드.지로청구서 등으로도 받을 예정이다.

현재 30개 법인 사업자와 2백여명의 개인회원들이 등록했다.

바터넷의 김용환 사장은 "아직 교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교환하다 보니 불편한 게 사실" 이라며 "조만간 택배회사를 통한 물물교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문을 연 디씨킹(http://www.dcking.com)은 개인 네티즌들 간 물물교환을 해주는 사이트다. 물건과 물건의 단순교환 뿐 아니라 개인의 서비스를 물건과 바꾸거나 서비스와 서비스의 교환을 중개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등록한 것 중에는 컴퓨터용품.의류 등 1백20여건의 물품 외에 '수영을 가르쳐 줄테니 여자친구를 소개해달라' 'MP3플레이어를 주면 영어회화를 가르쳐 주겠다' 는 등의 내용도 있다.

김동현 디씨킹 사장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회원이 3천명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페이지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며 "교환하려는 물품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수록해 네트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반 네티즌을 상대로 한 물물교환 사이트 '스와피' (http://www.swapi.co.kr)와 컴퓨터.주변기기 교환을 전문으로 하는 '깨비중고컴시장' (http://www.kkabi.com), '네티즌장터' (http://scale626.hihome.com) 등도 물물교환 전문 사이트다.

경매사이트 옥션(http://www.auction.co.kr)이나 지역정보지 교차로의 인터넷판(http://www.kstop.co.kr), 벼룩시장의 인터넷 자회사 '파인드올' (http://www.findall.co.kr) 등 기존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도 중고코너 등을 통해 물물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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