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시진핑 인터뷰 기자들 한·일 따라 다른 해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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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호 34면

지난주 중앙SUNDAY는 내년 이후에 다가올 ‘아시아 시대’를 느끼게 하는 지면이었다. 1면 톱 기사에는 중국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회견, 이어서 4면에서는 일본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의 방한을 전면 기사로 다뤘다.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시 부주석과의 회견에는 우리 아사히신문도 동석했다. 아사히신문은 1면 세 번째 기사로 이를 다뤘다. 일본이 제안한 동아시아공동체에 대한 시 부주석의 발언을 중앙SUNDAY는 시 부주석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보도했지만, 아사히신문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국민대에서 열렸던 오자와 간사장의 강연에는 나도 참석했다. 오자와 간사장의 강연에 특필할 내용은 없었다.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기자들이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느끼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하코다 테쓰야(44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혼란 키우는 교육 정책 차라리 가만히 둬라
중·고교에 재학 중인 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 강민석 칼럼 ‘귀신이나 뚫을 저승의 스펙…’(12월 13일자 34면)을 관심 있게 읽었다. 충분히 공감하면서 한편으론 씁쓸한 뒷맛은 어쩔 수 없다. 기사에서처럼 압구정동이나 서초동·대치동·분당 등에서 살 정도면 그래도 하루 세 끼 걱정 안 하고 아이들 교육에만 매달릴 수 있는 수준일 테니 한편으론 부럽다. 학군 좋은 지역에 살면서 부모가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교육 정책이 어떻게 바뀌든 발 빠르게 움직여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맞벌이에다 사는 게 바빠 아이들 교육에만 올인할 수 없는 부모로서 몇 달이 멀다 하고 쏟아내는 각종 사교육 대책에 머리가 돌 지경이다. 우리나라 교육 관계자들은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혼란만 부추기느니 차라리 가만히 두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조효순(44세·주부·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

‘틀린 걸 받아들이는 법’ 생각게 한 천재 수학자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 UCLA 교수 인터뷰(12월 13일자 14면)를 재미있게 읽었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의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지만, 지면이 풍부한 중앙SUNDAY에 실리면 마치 주말 느긋한 시간에 한 사람과 차 한 잔을 나누는 것 같아 신선하다.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타오 교수는 자녀가 수학을 좋아하지만 “아직은 답이 틀렸을 때 받아들이는 법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틀렸을 때 받아들이는 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수학자의 인터뷰를 읽다가, ‘이런 점에서 나는 어떠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타오 교수는 수학을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 언어는 소통을 할 때에 고유한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 타오 교수는 다섯 살 아들의 치기 어린 귀여움을 언급했던 것이지만, 이 기사 덕분에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면서 소통하는 한 주를 보냈다. 박인숙 (38세· avenuePR 대표·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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