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페블비치서 파만 잡아도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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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페블비치에서는 파만 잡아도 성공이다. " -타이거 우즈.

"코스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달라 종잡을 수 없다. " -톰 왓슨. 메이저대회 우승자라면 '샷의 달인'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하는 샷을 자유자재로 만들어치는 '샷메이킹'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예컨대 강풍이 몰아치는 바닷가 링크스코스에서 개최되는 브리티시오픈은 공을 낮게 깔아치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른바 펀치샷에 통달하지 못하면 공이 바람에 제멋대로 밀리기 때문이다.

1백회 US오픈이 열리는 페블비치는 태평양을 끼고 있어 스코틀랜드의 해안코스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세번째 열린 1992년 대회 마지막 라운드는 바람이 워낙 강해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선수들의 평균타수는 무려 77.27타였고 컷오프를 통과한 60여명 가운데 20명이 80타 이상을 기록했다. 1백60야드의 거리에서 바람의 세기에 따라 어떤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휘둘러야 하고 어떤 홀에서는 샌드웨지를 잡아야 할 정도다. 동물적인 샷 감각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 코스는 원래 파 72였으나 올해 파 71로 변경했다. 파 5였던 2번홀(4백84야드)을 파 4로 줄인 것. 세컨드샷을 방해했던 페어웨이 좌측의 두 그루 나무가 죽는 바람에 그린 공략이 다소 쉬워졌기 때문이다. 미국골프협회 관계자는 파 5짜리 서비스홀이었던 2번홀이 파 4홀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주최측인 미국골프협회(USGA)는 페어웨이의 폭을 평균 28~30야드로, 이른바 B러프는 7.6㎝로 조성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14일 연습 라운딩을 마친 선수들은 하나같이 코스의 어려움에 곤혹스러워했다. 첫 US오픈 타이틀을 노리는 우승후보 0순위 타이거 우즈는 "한샷 한샷 정성을 기울여야 하고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파세이브도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82년 페블비치에서 우승컵을 안은 톰 왓슨도 "탄도가 높거나 낮은 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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