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남북 교류 추진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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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축구

축구는 정몽준 대한축구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이 정윤열 북한축구연맹 서기장과 만나 몇 가지 구체적인 사안에 합의를 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큰 것은 올 10월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북한 단일팀 추진.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4월 집행이사회에서 남북한이 합의해 단일팀을 만들면 출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북한의 전력이 우리보다 떨어져 단일팀을 구성하면 전력이 나빠질 수도 있지만 앞으로 각종 대회에 단일팀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 단일팀이 성사되면 11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도 자연스럽게 단일팀이 나갈 수 있게 된다. 남북한은 지난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대회에 단일팀으로 출전, 8강에 오른 바 있다.

90년 재개됐다가 10년 동안 중단됐던 경.평축구의 부활과 남북 노동자 축구팀 및 민간 팀끼리의 교환경기도 이뤄질 전망이다.

2002월드컵 분산개최는 현재까지 북한이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으나 북한이 경제관련 사안과 연계해 전격 수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씨름

한국씨름연맹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남한과 북한을 오가는 교환경기 추진에 급피치를 올릴 방침이다.

민족 고유의 스포츠인 씨름은 남북한의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는 인식 아래 씨름연맹은 지난해부터 씨름대회의 교환개최를 놓고 북측 관계자와 접촉을 벌여 왔다.

1백㎏이상의 거구들이 주름잡고 있는 국내 사정상 남북한의 맞대결 형식보다는 남북한이 새로운 팀을 이뤄 단체전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육상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개마고원 고지대에서의 마라톤 남북 합동훈련이 유력하다. 남한은 이봉주를 필두로 한 남자마라톤에서, 북한은 지난해 세비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정성옥 등 여자마라톤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합동훈련을 통한 시드니 남녀 동시제패도 노릴 만하다.

개마고원 훈련장은 중국 마준런 군단의 고지대 훈련에 착안, 북한이 중.장거리 훈련을 위해 세운 곳. 그러나 예정에 없던 고지대 훈련으로 이봉주의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합동훈련은 길어야 한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농구

지난해 연말 남북을 오가며 이뤄진 통일농구 형태의 남북교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가 앞으로도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남북 단일팀의 국제대회 출전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북한의 이명훈.박천종 등 우수 선수들이 한국선수들과 단기간 남북을 오가며 합동훈련하고 제3국에서 전지훈련을 갖는 방식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우수 선수를 국내팀으로 영입하는 형태의 인적 교류는 당분간 어렵다. 북한 선수가 장기적으로 한국에 체류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체제 개방에 조심스런 북한으로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탁구

남북간 종목별 체육교류가 이뤄진다면 '0순위' 로 꼽히는 종목이 탁구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벌어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뤄 중국을 물리쳤던 경험이 말해 주듯 남북간 교류와 단일팀 구성으로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최근 김대중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 상태여서 북측만 합의한다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여자팀의 경우 북한의 에이스 김현희가 합세한다면 남한의 유지혜와 더불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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