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파수꾼] 수안초등 온천천사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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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 동래 수안초등학교 '온천천 사랑회' 는 최근 부산환경녹색상을 받았다. 이 상은 부산시가 올해 처음 제정한 것이다.

학생.학부모가 한 몸이 돼 환경보호와 환경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온 덕분이다.

이 학교는 1998년 3월부터 이 모임을 만들어 동래구와 연제구를 흐르는 온천천을 되살리는 운동을 시작했다.

매달 첫째.셋째 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학년별로 돌아가며 온천천에서 깡통.비닐.휴지 등을 줍는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참여한다.

모두 다 가슴띠를 두르고 환경보호캠페인도 벌인다.

박현희(朴賢熙.56.여)교장은 "온천천은 수안초등학생에게 환경교육장이나 다름 없다" 며 "정화활동도 중요하지만 환경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학습장으로 더 큰 역할을 한다" 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수업 때 자주 온천천에 나가 오염측정을 한다. 오염 측정에는 주로 리트머스 시험지가 활용된다. 시험지 색깔이 변하는 정도에 따라 물이 더 산성화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폐수가 나오는 현장을 찾아보고 느낀 점을 글이나 그림으로 발표한다. 학교측은 글 속의 현장고발 내용을 동래.연제구청에 알려줘 단속하도록 한다.

4학년 1반 李하은(10)양은 "종종 온천천에 나와 환경을 배우고 청소도 한다" 며 "온천천이 조금씩 깨끗해져 가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고 말했다.

학부모 신명희(申明姬.35)씨는 "3학년인 딸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 환경보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며 "가정에서도 세제를 적게 쓰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1주일간 자원봉사 대축제를 열어 지역 주민들까지 온천천 자연보호활동에 동참시켰다.

올해에는 가을에 두 차례 축제를 열 계획이다.

홍정욱(洪正旭.34)교사는 "교실에서 글자 하나를 더 가르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직접 깨닫게 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 고 말했다.

온천천 사랑회는 온천천을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본 동래구청의 추천으로 부산환경녹색상(상금 2백만원)을 받았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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