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덕산하이메탈 이준호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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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울산의 덕산산업 이준호(55)대표는 도금왕(王)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국내 최대의 도금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4년 전부터 한국도금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도금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李대표는 최근 회사 이름을 덕산하이메탈로 바꾸고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했다.

- 벤처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은.

"울산대와 7년간 산학협동 끝에 반도체 리드 프레임을 대체하는 첨단제품인 솔더 볼(납구슬)을 개발했다. 수십년간 도금공장을 운영하며 모은 재산을 모두 쏟아붓고, 틈틈이 울산대 석사과정을 다니며 맺은 개인적 인연이 결실을 보았다."

- 솔더 볼의 시장 전망은.

"미국의 알파칩과 일본의 센주가 세계시장을 석권해왔고, 지난해 3백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수요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덕산하이메탈은 초(超)진공상태에서 진동분사방식(PAP)의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주사기에 압력을 가하면 둥근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생산공정을 절반 이하인 9개로 줄여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 제품 양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솔더 볼은 주석과 납의 합금으로 크기는 지름 7백㎛이하여야 한다. 내구성은 물론, 표면에도 긁힘이 전혀 없어야 하는 정밀제품이다. 판매가 대비 원가가 10%가 안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기도 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삼성전자와 아남반도체.칩팩코리아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곧 인텔의 인증시험이 끝나면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인데 말레이시아.대만.필리핀의 반도체 조립업체들이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 벤처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옥석 가리기는 꼭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되기까지는 튼튼한 기술적 뒷받침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처럼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은 굴뚝벤처로 불러주면 좋겠다."

- 벤처기업인으로는 나이가 많은데.

"오래 전부터 벤처식 경영을 해오고 있다. 주식의 30%를 사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무차입 경영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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