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서울-마라도 첫 핸드폰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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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기는 백두. 천상천하를 뒤덮었던 구름과 안개가 한순간 몰아닥친 비바람에 밀려나는가 싶더니 돌연 창명한 하늘과 옥색의 천지가 드러났습니다. 한반도의 출발점이자 통일의 시발점에서 서울과 마라도의 분들과 통일을 염원합니다."

지난 8일 오후 3시35분 백두 정상에서 천지를 뒤로 하고 이중(65.시인) 연변과학기술대 부총장은 감격에 북받친 목소리로 한국통신의 첨단 통신망을 통해 서울과 마라도로 메시지를 전했다.

한반도 화합의 기틀을 마련할 오는 12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상 처음 휴대폰으로 시도된 백두.서울.마라도간 3각 축하 메시지 교환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한국통신이 지난달말 백두에 이동통신 기지국을 세운 이후 첫 통화.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 에서 국토 최남단 '마라도' 까지.

"남과 북 정상이 만나 통일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딛겠죠. " (백두산에서 이중 부총장)

"서울과 북녘땅 못지않게 남녘에서도 통일을 기원합니다. " (마라도에서 고권 마라분교장)

"새 천년 한민족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죠. " (광화문에서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

'백두는 사람이 오르지만 천지는 하늘이 보여준다' 는 누구의 말처럼 남북 정상회담에 보내는 조물주의 화답을 이들은 하늘끝.땅끝에서 전해줬다.

백두산〓이원호, 마라도〓양성철, 서울〓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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