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미술박물관서 중세유럽 분위기 만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장식미술박물관(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0346-592-5926)은 작은 박물관이다. 1~3층 전시실 공간을 합쳐야 1백여평. 전시품은 3백50여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장품 하나하나는 모두 국내에서 보기 힘든 것들이다. 중세 유럽 기사들의 갑옷과 바이킹 투구, 살아 있는 것 같은 아인슈타인 밀랍 인형, 중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행했던 축제용 가면, 손잡이 부분을 조각으로 장식한 옛 권총, 우수에 찬 표정을 한 프랑스 도자기 인형 등이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밀랍 인형만 없다면 유서 깊은 유럽의 어느 성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전시품들이 골동품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유럽의 내로라하는 명장들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들이다. 예를 들어 기사의 갑옷은 영국에서 조상 대대로 갑옷을 만들어 온 테리 굴덴의 작품이다.

박물관이 개관한 것은 지난 3월이지만 박물관장 김영철(49)씨는 이미 20년 전에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프랑스 유학 중이던 1980년, 20대인 프랑스 대학생들이 은퇴 후 박물관을 만들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고 같은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때 파리의 길에서 본 도자기 인형에 매료돼 박물관의 주제도 공간을 꾸며주는 장식 미술품으로 정했죠. "

95년 공무원 생활을 그만둔 뒤 장식 미술과 관련 있는 유럽의 박물관 80여곳에 자문 편지를 띄웠고 수집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박물관을 열었다. 요즘은 돌로 된 신상 등 멕시코 고대문명 톨테카의 유물 20여점도 전시 중이다.

개관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며 입장료는 어른 2천5백원, 어린이 1천5백원.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공예방 '세라하우스' (591-9173)와 자동차극장(592-6611)이 있다. 세라하우스는 이규형 상지대 공예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세웠다.

이교수는 "어린이들이 도자기를 빚어 본다기보다 흙장난을 하는 곳" 이라며 "장난을 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예술과 친해지는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세라하우스의 문을 열었다" 고 말했다.

세라하우스에서 미대 강사들의 지도로 어린이들이 도자기 두점을 만드는 데 1만원이다. 자동차극장에서는 매일 오후 8시부터 '스크림3' 와 '4월의 이야기' 를 교대로 상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바뀐다. 승용차 1대당 1만5천원.

경춘국도와 양수리로 가는 국도 45호선이 만나는 삼거리에서 춘천방향으로 9백m 떨어져 있다. 청량리 현대코아 앞에서 청평으로 가는 133번.1330번 버스나 상봉동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500번 버스를 타고 구암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글.사진〓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