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현충일 밤 '불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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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현충일인 지난 6일 오후 8시30분쯤 부산진구 부전동 복개도로 변. 유흥업소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가운데 '삐끼' 들이 "물이 좋다" 며 행인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20대로 보이는 10여 명이 삐끼의 안내로 P나이트 클럽으로 모습을 감췄다. 등산복 차림의 중년 예닐곱 명은 아예 배낭을 어깨에 멘 채 H단란주점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후 10시쯤 동구 범일동 유흥가. 유흥업소 10곳 중 7곳 꼴로 영업을 했다.

M가요반주.E미시클럽.S가요반주 등의 네온사인 간판이 휘황찬란했다.

부전동 B나이트클럽 지배인 金모(51)씨는 "지난해는 현충일 영업을 하지 않았다" 며 "종업원들이 올해도 쉬자고 했지만 사장이 우겨 장사를 했다" 고 말했다.

이날 남포동.연산동.동래 온천장.해운대 등 부산 대부분 유흥가는 평소 못지 않게 흥청거렸다.

동래 온천장 S단란주점 업주 朴모(42.여)씨는 "평소 장사가 안돼 어려운데 하루를 쉬면 손해가 많아 하는 수 없이 문을 열었다" 며 "부산시내 나이트클럽.단란주점 등 큰 업소의 절반 이상은 장사를 한 걸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현충일의 유흥업소 영업 여부는 업소의 자율사항.

부산시 관계자는 "현충일이라고 유흥업소의 영업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며 "이날만은 음주 가무를 삼가 해 온 만큼 업주 스스로 영업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전몰군경미망인회 부산지부 한 간부는 "순국선열의 희생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다고 생각 한다면 아무리 돈벌이가 좋다고 하더라도 단 하루를 못 쉰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고 말했다.

김관종.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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