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종합우승 누가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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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어느 나라가 미국의 아성을 허물 수 있을 것인가. 구 소련이후 권토중래를 노리는 러시아인가, 아니면 아시아 최강 중국인가.

미국은 1996년 제26회 애틀랜타올림픽까지 13차례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건 나라는 소련뿐이다. 15회 헬싱키올림픽부터 본격 출전한 소련은 연방 해체로 '독립국가연합' 으로 출전한 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까지 7차례 종합우승했다.

소련 참가 이후 미국은 종합우승 횟수에서 5대7로 열세를 보였다. 동서냉전이 심각해지면서 반쪽 올림픽으로 열렸던 22회 모스크바올림픽과 23회 로스앨젤레스올림픽 이후 맞붙은 24회 서울올림픽에서도 우승은 소련 차지였다.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게 위해 스포츠 육성에 힘써온 소련은 연방이 해체되면서 애틀랜타올림픽에는 러시아 단일팀으로 출전, 미국에 금메달수 26-44로 밀렸다. 러시아는 극심한 경제난이 발목을 잡아 스포츠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선수들은 뿔뿔이 다른 나라로 흩어졌고 남은 선수들도 빵을 위해 운동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는 다시 스포츠 강국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선언,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미국을 견제할 국가로 러시아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광대한 저변과 국가적인 관심, 기간 종목이자 메달박스인 육상.수영.체조.사격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만만치 않은 메달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력에 의한 종합 우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강호 중국과 전통의 독일, 홈팀 호주가 육상.수영 등 미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에서 메달를 잠식할 경우 러시아의 정상 복귀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주의 분발 여부가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개최국이 종합3위 이내에 입상한 경우는 23차례 올림픽 가운데 16차례였다. 호주는 16회 멜버른올림픽에서 종합 3위에 오른바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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