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펀드 ‘10중 7’ 자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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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올해 새로 나온 펀드 수가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다. 그나마 출시된 펀드 10개 중 7개가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였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설정된 주식형 펀드(공모) 수는 111개로 지난해(211개)보다 크게 줄었다. 국내 주식 펀드는 소폭 늘었지만 해외 주식 펀드 출시가 5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펀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식형뿐 아니라 혼합형과 채권형 펀드 출시 건수도 올 들어 반 토막 났다.

제로인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나온 국내 주식 펀드 중 70%는 설정액이 100억원이 채 안 됐다. 10억원 미만인 펀드도 30%에 달했다. 특히 올 상반기 녹색 열풍을 타고 연이어 출시됐던 ‘그린’ 펀드 중에 자투리 펀드가 많았다. 올 하반기 각 운용사가 앞다퉈 내놓은 그룹주 펀드 중에도 100억원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새내기 펀드 중 가장 큰 인기를 끈 펀드는 3980억원이 들어온 ‘삼성그룹 밸류인덱스’ 펀드였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901억원)와 ‘푸르덴셜 자랑스러운 한국기업’ 펀드(657억원)도 많은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해외 주식 펀드도 자투리 펀드가 많은 건 마찬가지였다. 새로 나온 펀드 중 60%가 설정액이 100억원 아래였다. 돈이 많이 들어온 새내기 펀드로는 ‘삼성 차이나2.0본토’(1885억원)와 ‘미래에셋차이나A셰어’ 펀드(1333억원) 등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지난해까지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펀드를 출시하면서 이미 웬만한 펀드는 다 나와 있다 보니 올해는 새로 낼 만한 펀드가 많지 않았다”며 “게다가 환매로 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투리 펀드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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