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회담] 미국·일본선 어떻게 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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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과 일본은 김정일 북한 총비서의 이번 중국방문을 북한 변화의 조짐으로 파악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 미국〓북한이 서방세계가 원하는 변화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증거로 파악하고 있다.

스탠리 로스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일 방미 중인 민주당 유재건(柳在乾).이용삼(李龍三).이낙연(李洛淵)의원을 만나 "이는 북한이 고립에서 탈피해 문호를 열기 시작했으며 남북 정상회담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증거" 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金총비서가 중국을 찾은 것은 북한이 대외적인 현실을 인정하면서 변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표시로 미 국무부는 파악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金총비서에게 한반도문제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협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중국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미 국무부는 인지하고 있다" 고 소개했다.

◇ 일본〓북.중 정상회담을 환영하면서도 양국의 급속한 접근 배경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이 국제사회 속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金총비서가 직접 외교무대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조짐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북.중 정상회담이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체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관련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

올해 재개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민당 관계자는 "일.북 간에는 북한의 납치 의혹을 비롯한 난제들이 쌓여있는 데다 북한이 외교 활동폭을 넓힌 만큼 일본과 교섭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화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북한의 대응을 보면 북.일 정상화 교섭에 대한 입장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도쿄〓김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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