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교수님도 사이버섹스 중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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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애리조나주 한 도시의 시장후보, LA초등학교 교사, 일리노이주 레이크 포리스트 대학교수, 백악관 상황실 근무경력의 퇴역소령과 성직자…. 이들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명단이 아니다.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한 성범죄를 저질러 기소된 사람들의 명단이다.

미 사이버섹스중독 대책위원회(NCSA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사회 내에서 심각하게 번지고 있는 사이버섹스 보고서를 통해 그 실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 중 약 2백만명이 사이버섹스 중독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1주일에 평균 15~25시간 동안 외설사이트를 전전하며 포르노를 즐기거나 모르는 상대와 채팅으로 음란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직장을 팽개치거나 배우자와 이혼하는 등 사이버섹스가 마약에 버금가는 '신종 사회병' 이 되고 있다고 NCSAC는 밝혔다.

미국에선 최근 사이버섹스 중독자들을 상담하고 치료해주는 의료기관 및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사이버섹스 중독자 상담 웹사이트인 '퓨어 인티머시' 의 상담원 스티브 워터스는 "1주일에 평균 2만여건의 접속이 이뤄지고 있다" 며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 이라고 말했다.

NCSAC는 사이버섹스 중독자 중 남성의 경우는 음란사이트를 통한 포르노 사진을 즐기는 반면 여성들은 채팅을 통해 로맨틱한 사랑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많은 여성들이 채팅을 즐기는 것은 영화 유브 갓 메일(You' ve got mail)에서 처럼 로맨틱한 상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 이라며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인터넷의 채팅룸을 전전하며 여성을 유혹하는 남성들 가운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별로 없는 만큼 여성들의 각별한 유의가 요망된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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