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도 성추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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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 총선연대 대변인 장원(張元)씨와 산업연구원 이선(李) 원장의 성추문 논란에 이어 대학가.학생운동권 등 각계에 '성(性)파문' 이 확산되고 있다. 가정폭력상담소.여성민우회 등의 상담기관에도 피해신고 등이 쇄도하고 있다.

전국 40여개 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전국학생회협의회(전학협)도 30일 이 단체 중앙집행위 소속 대학생 K씨(24)가 지난달 27일 한 모임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한 뒤 집행위에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지난 15일 갑작스레 군에 입대했다고 밝혔다.

전학협은 이날 서울 S대에 대자보를 붙여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으며 PC통신에도 사건경위와 전학협의 입장 등을 띄웠다.

이에 따르면 K씨는 사건 당일 모대학 학생회실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신 뒤 잠이 든 여학생의 옷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몸을 더듬는 등 20여분 동안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전학협은 대자보에서 "K씨가 잘못을 시인하긴 했지만 공식사과 요구엔 불응한 채 입대해 재발방지 차원에서 공개키로 결정했다" 며 "책임을 통감한다" 고 밝혔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이날 같은 과 여조교를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경북 한 대학 학과장 K교수(4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K교수는 지난 12일 오후 10시50분쯤 경북 경주 H호텔 식당에서 조교 L씨(35)와 술을 마신 뒤 L씨를 객실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K교수는 학교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못하겠으니 집에 바래다 달라" 며 L씨에게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토록 한 뒤 "차나 한잔 하자" 며 호텔로 유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교수는 "호텔에 가긴 했지만 성폭행한 적은 없다" 며 L씨를 무고혐의로 맞고소했다가 나중에 혐의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산업연구원 노동조합은 이날 "조합원들을 상대로 李원장 퇴진 서명작업을 벌여 총리실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법원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며 "여성단체와도 연대방안을 적극 모색 중" 이라고 밝혔다.

기선민 기자,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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