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새 주민증 발급 예전보다 더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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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주민등록증이 들어있는 지갑을 분실해 동사무소에 가 재발급 신청을 했다. 창구 직원에게 재발급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2~3주 가량 걸릴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이 나왔다.

정확한 기간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플라스틱 주민증은 조폐공사가 제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욱이 신규 발급까지 밀려 있는 상황이라 재발급은 정확한 날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오는 6월 1일부터는 은행에서 신분증을 제출할 때 플라스틱으로 된 새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한다.

당장 새 통장을 만들어야 할 입장이라 "그렇다면 6월 1일부터 은행업무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 고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이 직원은 "글쎄요. 구주민등록증을 발급해드릴 수도 없고…" 라면서 같이 안타까워 했다.

주민등록증 재발급이 자체처리가 아닌 조폐공사와의 협조에 의한 작업이라 과거보다 기간이 더 걸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새 주민등록증을 분실한 적잖은 사람들이 어떻게 은행업무를 봐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은 불만이다.

동사무소의 창구는 많이 친절해졌으나 정작 중요한 업무에서 아직 행정의 사각지대가 남아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윤혁 <서울 은평구 갈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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