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로 갈린 일본 하토야마가문 형·아우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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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의 대표적 정치 명문가인 하토야마(鵬山)가의 두 형제가 정적으로 맡붙게 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는 형 하토야마 유키오(鵬山由紀夫.53)와 최근 다시 자민당으로 돌아간 동생 하토야마 구니오(鵬山邦夫.52)전 문부상이 그 주인공.

조부와 부친의 후광으로 자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두 형제는 1996년 일본 정계개편 과정에서 함께 자민당을 뛰쳐나와 민주당을 결성하는 등 줄곧 같은 노선을 걸었다.

그러나 동생 구니오가 지난해 도쿄(東京)도지사 출마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대립이 시작됐다.

최근 구니오는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전국구 공천을 얻어 자민당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형과 함께 민주당을 만든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였다" 고 유키오를 비난했다.

형제의 대립은 지난해 한 모임에서 유키오가 동생의 부인에 대한 험담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골이 깊어졌다고 알려졌다.

두 형제의 조부 하토야마 이치로(鵬山一郞)는 1950년대 총리를 역임했으며 증조부는 중의원 의장, 부친은 외상을 지내는 등 하토야마가는 4대에 걸쳐 엘리트 정치인을 배출한 명문가다.

두 형제 역시 전후 민주교육을 받은 이른바 '쇼와(昭和)세대' 정치인의 대표주자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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