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드디어 단독 대표로···더 막강해진 최지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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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품과 세트 부문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얼굴'로 떠올랐다.

삼성그룹은 15일 삼성 사장단 인사를 통해 "최지성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며 "부품과 세트간 시너지를 위해 최지성 부회장을 통합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문과 출신 최지성 사장은 엔지니어들이 득실거리는 삼성전자에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마케팅 수완이 남다르다는 것. 삼성전자의 '효자'인 TV와 휴대폰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최 부회장과의 기술 회의를 마치고 나면, 대부분의 유능한 엔지니어들도 진이 빠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 엔지니어들을 압도한 '상대(문과)' 출신 최지성

최지성 부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득실거리는 삼성전자에서 문과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이번 인사를 통해 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래서인지 최 부회장과 관련한 일화는 유독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1인 소장으로 재직할 시절의 얘기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고자 1000페이저 분량의 원어 기술교재를 달달 외운 것.

이를 바탕으로, 프랑크푸르트에 부임한 첫해에 삼성 반도체를 100달러 이상 팔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래서 지금껏 그를 따라다니는 별명이 '디지털 보부상', '독일 병정'이다.

이어 1991년에는 삼성반도체 기흥관리팀장, 1992년에는 반도체판매사업본부 메모리수출담당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3년 10월 삼성회장비서실 전략1팀장 대우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삼성반도체의 브랜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후 1994년 반도체본부 메모리영업담당 이사, 1996년 반도체판매사업부장 상무이사, 1998년 반도체판매사업부장 전무이사로 고속 승진하는 등 반도체부문 요직을 두루 거친다.

◇ '보르도 신화'에서부터 '최지성표 저가폰'까지

이후 1998년 최 부회장은 정보가전총괄 디스플레이사업부장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이어 2000년 정보가전총괄 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2001년 디지털미디어총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거친다.

2002년에는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총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2003년에는 디지털미디어총괄 부사장, 2005년에는 디지털미디어총괄 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6년 최 부회장은 보르도 LCD TV 등 전략제품을 통해 세계시장을 적극 공략, 34년 만에 세계 TV시장을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이른바 '보르도 신화'다.

최 부회장은 2007년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부임한다. 휴대폰과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부문이다. 이때 최 부회장의 마케팅 수완이 증명된다. 일명 '최지성표 저가폰'을 내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한 것.

이는 단순히 고급폰만으로는 세게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수 없을 것이란 그의 판단 때문이었다. 최 부회장은 당시 "노키아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허를 찔렀다'는 표현을 썼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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