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법원, 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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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멕시코시티〓연합] 칠레의 산티아고 항소법원은 23일(현지시간) 종신 상원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전 군부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면책특권을 박탈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칠레의 유력한 일간지인 엘메르쿠리오가 보도했다.

신문은 법원 소식통을 인용, "항소법원 재판부 24명은 이날 사전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회동, 피노체트에 대한 면책특권 박탈 여부를 전체 합의에 부쳤고 찬성 12, 반대 10표로 박탈을 의결했다" 고 전했다.

그러나 루벤 바예스테로스 항소법원장은 전체합의에 부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선 함구했다.

바예스테로스 법원장은 "재판부 구성원 모두와 사법부 수뇌부가 합의문 초고에 서명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하겠다" 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들은 합의결과가 공식발표될 때까지는 약 1~2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피노체트가 면책특권을 잃게 되면 그는 1백여건에 이르는 형사사건의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야 한다. 그 경우 피노체트는 집권 당시 저지른 납치와 고문, 암살과 테러 등 갖가지 인권유린 혐의로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피노체트의 면책특권 박탈에는 1973년 쿠데타 직후 특수부대 요원들로 구성된 '죽음의 특공대' 가 정치인 19명을 납치, 이들이 행방불명된 사건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피노체트는 이 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아왔다.

알바로 가르시아 칠레 대통령 비서실장은 "칠레 정부와 국민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어떤 결정을 내리건 이에 따를 방침"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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