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 워크아웃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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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새한그룹은 18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에 전격적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새한그룹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워크아웃 신청을 의결했으며, 한빛은행은 새한그룹의 워크아웃을 수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6일 오너의 퇴진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으나 그 뒤에도 회사채 상환 요구가 그치지 않아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면서 "워크아웃을 통해 채무상환이 유예되면 건실한 회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새한그룹은 모기업인 ㈜새한이 주력 제품인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공급 과잉으로 채산성이 나빠져 지난해 매출 1조1천9백억원에 5백54억원(부채비율 2백57%)의 적자를 냈다. ㈜새한의 부채 1조5천억원 중 금융기관 차입금은 1조2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앞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부채가 47%인 5천6백억원 규모다.

상장 계열사인 새한미디어도 1998년 적자로 전환했으며 비디오테이프 시장의 침체로 지난해 매출 3천6백36억원에 3백8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새한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16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KPMG에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했으나, 전문경영인 회장을 영입하지 못했고 대주주의 사재출연도 없어 미흡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금융권은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후 새한그룹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종금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 채권기관이 어음을 회수하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L종금사가 1백억원의 기업어음(CP)을 돌렸으며, 이달 안에 상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2금융권 채권이 1천1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섭.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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