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꿈' 필리핀 코트서 무럭무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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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선수단이 19일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 야외수영장서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희선.박성운.김동광 감독. 마닐라=최준호 기자

"연습경기지만 장난이 아니에요. 필리핀 선수들 기량이 대단합니다."

필리핀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농구 SBS가 페덱스팀을 시작으로 현지 프로 6개 팀과 잇따라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현지 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페덱스와의 경기 2쿼터 도중 양희승(30)이 드리블을 하다 엉덩방아를 찧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무덥고 습한 기후에 에어컨도 없어 선수들은 땀을 비오듯 흘렸고, 코트는 땀에 젖어 미끄러웠다. 경기는 결국 4쿼터 초반 페덱스가 87-85로 2점 앞선 채 중단됐다. 선수 부상을 막기 위해서였다.

지난 시즌 하위팀 SBS(9위)와 SK(7위)가 정규시즌 개막(10월 30일)을 앞두고 필리핀 전지훈련에서 실전을 넘어서는 맹훈련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김동광 신임 SBS 감독은 "필리핀 선수들은 개인기가 뛰어나고 키도 크다. 좋은 상대와 훌륭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SBS는 지난달 '대형 슈터' 김성철(28)과 포인트가드 은희석(27)이 군 제대 뒤 복귀, 공격력이 대폭 강화됐다.

지난 14일 현지에 도착한 SK는 SBS보다 한결 여유있다. 22일까지 연습 경기는 4게임. 다른 날은 휴식을 즐긴다. 최근까지 국내에서 어느 팀보다 맹훈련을 해왔기에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개 구단 중 최강의 선수들로 팀을 새로 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1999~2000 시즌 우승, 2000~2001 준우승 멤버인 조상현.임재현이 상무에서 복귀했고, 전형수를 LG에서 영입해 기존 전희철.황진현과 함께 전력이 탄탄해졌다. 외국인 선수 2명도 이상윤 감독의 기대치를 넘어선다. 슈팅능력이 뛰어난 레너드 화이트(33)는 지난 15일 산타루치아 리알토스와의 경기에서 36득점.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크리스 랭(25.2m4㎝)은 골밑 플레이가 뛰어난 정통센터다.

SK의 올 시즌 공식 목표는 4강 진출. 그러나 우승의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마닐라=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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