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이승철 개명후 생애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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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골프가 안되면 골프채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승철이라는 프로는 이름을 바꿨다.

오죽 골프가 안됐으면 이름까지 바꿨을까. 올해 불혹을 맞은 이승철(40)이 16일 나산CC(파72)에서 끝난 016투어 2차 대회에서 세차례의 연장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승철은 이날 70타를 기록, 합계 5언더파 1백39타로 임호창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번째홀 에서 파를 잡아 꿈에 그리던 우승컵과 포옹했다.

이승철은 1986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정규대회에서 컷오프 탈락을 밥먹듯한 '무늬만 프로' 였다.

실력의 한계를 느낀 이승철은 한때 골프를 포기하고 실내연습장과 식당 등을 경영하며 '외도' 를 했다.

그러나 하는 일마다 실패를 반복하자 이름이 나빠 그렇다는 점쟁이의 충고로 2년전 이주택이란 이름을 이승철로 개명하고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 논현종합연습장에서 레슨프로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철은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아마추어 배성철(한양대)을 무료 지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배출하기도 했다.

이승철은 "비록 정규대회 출전자격이 없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너무나 크다" 며 "내년도 정규대회 시드권을 따내는 게 목표" 라고 말했다.

016투어는 지난해 창설된 대회로 정규대회 출전자격이 없는 세미프로와 플레잉 프로들이 출전한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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