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 NGO] 우유팩도 쓰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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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유를 담는 팩도 소중한 자원인데 재활용률이 20%에 못미치는 것은 자원낭비지요. "

지난해 4월부터 '우유병 되살리기 운동' 을 펼치고 있는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의 안현주(安炫注.30.사진)사무차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병우유 예찬론' 을 편다.

"우유병은 연간 1천억원에 달하는 우유팩 수입비용을 절약하고, 최소 20~30번은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제품입니다. 게다가 병우유는 팩우유보다 훨씬 신선하고 맛있지요. "

安차장은 병우유의 장점을 줄줄이 꿰면서 팩우유의 문제점을 빼놓지 않는다.

"주부들이 깨끗이 씻어 말린 뒤 잘 묶어 내놓으면 뭐합니까. 회수가 제대로 안되고 재활용 휴지 등을 만들어도 판매가 부진하지요. 또 재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첨가되는 화학물질로 수질오염도 큰 문제입니다."

병우유 마시기 운동은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를 설득하는 일이 더 큰 어려움이다. 병우유 생산시설을 설치하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우유 생산업체들이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의 영남우유만이 하루 10만병의 병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安차장은 올 1월부터 '병우유 마실 2천곳' 모집운동을 펴고 있다.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 하루 2만개의 우유를 소비하는 수원의 삼성전자가 병우유 급식을 결정했다. 영남지역에서는 25개 초.중.고교가 참여했다.

"병우유 확산운동과 함께 업체를 계속 설득, 거부하면 팩우유 안마시기, 우유업체 앞에 우유팩 내다버리기 캠페인을 벌이겠다" 고 했다.02-744-5305.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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