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파수꾼] 마산 합동문화동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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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남지역 시민포럼 대부격인 마산의 '합포문화동인' 은 지방보다 서울에 더 알려져 있다.

국내 저명인사 가운데 이 단체를 아는 사람들이 많다.

1976년 12월 노산 이은상 선생이 "마산의 정신을 지키는 모임을 만들자" 고 제안해 결성됐다.

그래서 민족문화강좌, 생명존엄성관련 세미나와 출판사업 등을 주로 한다.

야간학교도 운영한다.

출범 때부터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조민규(趙敏奎.64.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사무국장)회장은 "마산.창원공단이 생기면서 공업화의 그늘로 나타나는 도덕적 타락과 전통문화 파괴를 막아 보자며 노산을 따르는 사람들이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회원은 1백여 명. 마산지역 문화계.학계.예술계 인사가 많다.

매달 한차례 조찬모임 형태로 열리는 민족문화 강좌는 2백67회를 기록했다.

강사 중에는 한완상.장기표.한광옥.유재천.김한길.서영훈.김덕.김학준.손주환.구상.신달자 등 저명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정치.경제.철학.언론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집회가 금지됐던 계엄통치시기인 79년 말~80년 봄에도 이 강좌는 열렸다.

계엄당국이 행사의 순수성을 인정했기 때문.

지난 1월 14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민족문화강좌 강사 환영의 밤 행사에는 그동안 강의했던 1백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야학도 15년째 운영되고 있다. 마산시 회원구 회원2동 40평짜리 임대건물에 들어서 있는 '애솔 배움터' 에는 요즘도 60여 명의 늦깎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야학을 거쳐간 사람은 1천여 명. 대부분 마산.창원지역 근로자들이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50여 명에 이른다.

'노산 추모 가곡의 밤' 도 지금까지 16회 열리면서 마산의 문화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성강좌도 운영 중이다. 강좌.세미나.음악회 등 모든 행사는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행사비용은 회비로 충당한다.

96년 9월에는 회원들이 7천만원의 기금을 모아 사단법인으로 만들었다.

김원태(金元泰.41)사무국장은 "급속하게 변해가는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생활윤리와 정신문화를 확산시키는 모임으로 가꾸어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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