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MLB도 놀란 '강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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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오랫만에 고교야구에서 강속구 투수와 공격형포수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제34회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공동주최,현대증권협찬,조인스닷컴·스포츠제로원닷컴후원)의 가장 큰 특징은 시속 1백40㎞를 넘는 강속구투수와 장타력·정확성을 겸비한 공격형포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터리풍년'으로 국내프로야구 8개구단 스카우트들은 물론,메이저리그의 10개팀 관계자들은 대회기간동안 이들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줄곧 본부석을 떠나지 않았다.

▶박찬호.정민태를 꿈꾸며

'달구벌특급' 이정호(대구상고3)는 이번 대회 최고 스피드인 1백48㎞를 기록하며 관계자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일부 스피드건에는 1백50㎞가 찍히기도 했다.

올해 투수랭킹 1위로 지목받는 이정호는 팀이 2회전 덕수정보고와의 경기에서 패해(2 - 6) 그 빛을 잃었으나 빠른 공과 체인지업 구사능력.경기운영 능력.승부근성 모두에서 장래의 메이저리거감으로 평가받았다.

좌완 넘버원은 단연 추신수(부산고3). 지난해 최우수 선수이기도 했던 추는 1백45㎞의 빠른 공과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함께 갖췄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호감을 샀다.

이정호.추신수와 함께 '빅3' 로 꼽힌 이동현(경기고3)은 1백47㎞의 빠른 공에 고교생으로서는 보기 드문 포크볼을 구사, '닥터K' 로 인정받았다.

이밖에 황규택(휘문고).김백만(부산고).유제국(덕수정보고).조형식(속초상고).김덕윤(경남상고).이대호(경남고) 등이 1백4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조규수(한화).강민영(경남고).장준관(LG) 등 3명만이 1백40㎞를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이만수.홍성흔이 내 우상

수비형 포수는 이제 발붙일 곳이 없게 됐다. 포수는 투수리드와 경기운영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한몫을 한다.

고교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정상호(동산고)를 비롯해 송산(경남상고), 지난해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백정훈(광주상고), 이용승(대전고).허준(덕수정보고).허웅(부산고) 등 굵직굵직한 포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팀에서 모두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고비 때마다 한방씩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정상호는 1회전 순천 효천고와의 첫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한 뒤 2회전 춘천고와의 경기에서는 대회 첫 연타석 홈런을 때려 차세대 최고 안방마님 자리를 예약했다.

또 송산.이용승.허웅도 각각 홈런을 쏘아올려 공격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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