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년 만에 수만 명 반정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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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란에서 반년 만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연됐다. 대학생이 중심이 된 수만 명의 시위대가 7일(현지시간) 수도인 테헤란 시내 곳곳에서 공권력과 충돌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거리와 광장·캠퍼스를 행진했다. 경찰과 혁명수비대, 바시즈 민병대는 최루탄과 곤봉으로 진압에 나섰다. 캠퍼스 안에선 개혁파 지지 세력과 친정부 학생들 간 육탄전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불태우고 “샤(왕)든 지도자든 압제자에겐 죽음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를 모욕하는 건 금기로 인식돼 왔다. 인권단체들은 이날 시위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53년 이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다가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는 ‘학생의 날’이었다. 지난여름 이란 대선 부정 의혹을 규탄하는 시위 이후 최대 규모 충돌이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그간 개혁파 인사들을 대거 투옥하며 시위를 봉쇄해 왔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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