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그룹 창설자 리먼 교수 “한국 기업들, 그린 뉴딜에 적극 참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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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은 한국 정부가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그린 뉴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적 싱크탱크인 에비앙 그룹의 창설자인 장 피에르 리먼(사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정치경제학 교수는 “한국은 정부가 그린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반면 기업은 소극적인 것 같다”며 “한국 기업은 그린 산업이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걸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8일 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조찬 강연을 한 뒤 한 시간가량 인터뷰했다.

리먼 교수는 “지난 9월 방한했을 때 한승수 당시 총리로부터 한국의 그린 뉴딜 계획을 듣고 감명받았다”며 “기후변화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풍력·태양력 등 그린 기술 개발에 활발히 뛰어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경제 성장이 둔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현재 기술 수준은 이런 난제들을 해결할 수준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리먼 교수는 “미국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한국은 번영과 안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중국·일본과 함께 동아시아공동체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지역 평화를 굳건히 하며, 국제사회에서 동아시아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미국은 한·중·일이 공동체로 묶이면 소외될 걸 우려해 반대할 가능성이 크나 장기적으로는 동아시아 공동체 창설이라는 흐름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먼 교수는 “ 한·중·일이 공동체를 만든다는 게 쉬운 과제는 아니다”며 “유럽연합(EU)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유럽 대학생 교류 활성화 계획)이나 EU 법원 등을 참고해 한·중·일도 공동체 창설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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