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음악회의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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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야외음악회의 계절이다.

봄날 저녁 가족과 함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기분으로 야외음악회의 흥취에 젖어 보자.

최근에는 고궁이나 공원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야외공연에서 벗어나 음향.조명 시설을 갖춘 야외음악당도 있어 손색없는 감상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옆사람과 작은 소리로 대화해도 무방하고 다리를 쭉 뻗고 앉아 감상할 수도 있다.

한국페스티발 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은 '설치미술과 함께 하는 야외조형무대 축제' 를 오는 13일 오후 6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형무대에서 연다.

이번 프로그램의 주제는 바흐 서거 2백50주년을 기념한 '바흐를 재즈로' 다.

소프라노 오덕선.피아니스트 신관웅.드럼주자 김희현.더블베이스 주자 장응규씨 등이 출연해 바흐의 '평균율 제1번 전주곡' 과 'G선상의 아리아' '평균율 제2권 중 제2번 전주곡' '미뉴에트' 등을 재즈풍으로 선보인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신예 여류 조각가 서혜영씨의 설치 미술 작품들이 연주회의 분위기를 더한다.

야외조형무대 축제는 1992년부터 매년 5월과 9월 두 차례 무료로 마련해 온 열린 무대. 건축가 김종성씨의 설계로 지은 야외조형무대를 배경으로 잔디밭에 작은 방석을 깔고 앉아 즐길 수 있다.

비가 오면 현대미술관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02-501-8477.

국내 최대 규모의 클래식 전용 야외음악당인 수원야외음악당에서는 오는 17일 오후 8시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맹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소프라노 조수미의 듀오 콘서트가 열린다.

정명훈 지휘의 수원시향 반주로 오페라 아리아의 밤으로 꾸민다.

보첼리는 베르디의 '청아한 아이다' '여자의 마음' , 마스카니의 '아베 마리아' 등을, 조수미는 로시니의 '방금 들린 그대 음성' , 베르디의 '그리운 이름이여' 등을 부른다.

주최측은 봄밤에 열리는 야외공연인 만큼 두툼한 옷과 돗자리.음료수를 지참할 것을 권한다.

수원시에서는 서울 관객들을 위해 세종문화회관(오후 3시30분).예술의전당(오후 4시)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수원갈비.화성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내놓았다.0331-257-4500.

덕수궁 중화전 앞 야외무대에서는 오는 10월까지 매달 셋째 토요일 오후 3시 서울팝스오케스트라(지휘 하성호)가 무료 가족음악회를 꾸민다.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서울팝스는 올해 9년째 고정 출연하고 있다.

무료음악회지만 예매권 판매소나 주요소.편의점.지하철역 등에 배포한 초대권이 없으면 덕수궁 입장료는 내야 한다. 02-593-876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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