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명수, 고가 전략 원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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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동화약품의 ‘활명수(사진)’는 독일 바이엘의 ‘아스피린’과 동갑내기(1897년생, 올해 112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 제품 인지도 97.9%를 자랑하며 지금까지 81억 병 이상 팔렸다. 그런 활명수의 성공을 해부한 책이 나왔다. 한양대 경영대학장인 예종석 교수가 최근 출간한 『활명수 100년 성장의 비밀』. 그는 ▶활명수의 탄생 비화 ▶최고경영자들의 독립운동 이야기 ▶100여 년 이어온 획기적인 마케팅과 광고·홍보 전략 등을 경영학자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이를 통해 활명수의 7가지 성공비결을 제시했다.

①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활명수는 ‘궁중 비방’이라는 신화와 함께 태어났다. 이런 스토리는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큰 도움이 됐다.

② 좋은 브랜드 이름과 마크=활명수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의 이름과 ‘부채표’라는 차별화된 마크를 갖고 있다.

③ 모방 불허한 방어 상표 전략=1910년 ‘부채표’를 국내 최초 상표로 등록하고, 1919년 활명수 상표를 보호하고자 ‘활명액’이라는 유사 방어용 상표를 등록했다.

④ 소비자 트렌드에 따른 변신=한약처럼 달이지 않아도 되고 휴대하기 쉬운 점과 신속한 효력이라는 소비자 욕구를 선도해 시장을 선점했다.

⑤ 전략적인 가격 책정=초기에는 설렁탕 두 그릇에 해당하는 고가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었다.

⑥ 테스트 마케팅 활용=활명수를 개발한 후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주어 반응을 살폈다. 당시는 테스트 마케팅 개념이 없었던 시기였다.

⑦ 확실한 유통 경로 확보=초기에 지역 유지들로 구성된 전국의 튼튼한 유통망으로 제품의 접근성을 높였다. 다음 단계로 철저하게 지점과 특약점에만 제품을 공급해 중간 상인과 공존했다. 그 이후 도매상 횡포가 심해지자 유통 경로를 직판 체제로 개편했다. 시장 상황에 맞춰 유통 구조를 탄력적으로 바꿨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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