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섹시한 속옷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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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흰색 팬티와 러닝으로 대변되던 속옷은 이제 옛말. 올해는 겉옷처럼 드러내고 입을 수 있는 기능을 염두에 둔 속옷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속옷 메이커들이 올해 내세운 공통적인 테마는 '아름다운 노출' 혹은 '속옷같지 않은 속옷' 으로 겉옷과 속옷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투명하게 처리해 겉으로 드러나도 어색하지 않도록 만든 비비안의 '투씨브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 브래지어의 가슴선엔 화려하고 귀여운 장식을 붙여서 옷 사이로 조금 보여도 속옷같은 느낌을 받지 않도록 만들었다.

필라 인티모가 봄.여름 상품으로 출시한 제품에는 두 겹을 겹쳐놓은 듯한 레이어드 룩이 응용됐

다.

아예 어깨끈을 큐빅 처리하거나 금속성 사슬로 연결한 브래지어도 있다.

헌트 이너웨어 기획담당 이찬미(28.여)씨는 "올 여름엔 노출이 심한 섹시 룩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며 "지난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어깨끈을 뗄 수 있는 브래지어나 봉제선이 없는 속옷에서 한단계 나아가 아예 어깨끈을 화려하게 장식함으로써 노출을 유도하는 것이 올해 속옷의 흐름" 이라고 말한다.

색깔도 화려하고 과감해 졌다. 회색이나 네이비 블루.블랙 등은 20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색상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금색이나 은색 속옷도 많이 눈에 띈다.

재질은 글리터링 룩의 영향을 받아 펄이 포함된 재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젊은층의 기호에 맞춰 제작된 선물용 캐릭터 속옷은 여전히 인기다.

특히 캐릭터 속옷은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20대 대상 속옷 판매에 주력하는 업체에서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핑크나 연두 빛이 나는 야광팬티나 망사팬티는 기본이고 손대면 온도가 올라가는 팬티부터 초콜릿이나 테디 베어 등을 커다랗게 그린 팬티까지 선물했을 때 웃음을 자아내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커플 룩은 팬티.파자마 등 모든 종류의 속옷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다.

30대 이상을 겨냥한 로맨틱 속옷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것이 많이 등장했다.

란제리 역시 겉옷과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패션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비안의 박종현팀장은 "지난해까지는 IMF로 침체한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기능성이 강조된 속옷이 많았지만 올해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풍요롭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속옷에도 반영돼 패션성을 내세운 화려한 속옷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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