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맨' 양준혁 첫날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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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흑기사' 가 될 것인가.

양준혁(31.LG)이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양은 손혁(27)과 트레이드된 뒤 꼭 한달 만인 24일 연봉 2억원에 계약했고 이날 친정팀 해태와의 잠실경기에 5번 타자로 기용됐다.

양은 1993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 7년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 은퇴한 장효조(전 롯데)와 함께 최다 연속시즌 3할 이상을 기록한 타격의 달인이다. 반면 양은 '가을의 축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없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나 타격의 교과서 토니 그윈처럼 개인의 성적은 뛰어나지만 팀을 한번도 우승시키지 못했다. 일부 지도자들은 "우승을 위해 필요한 리더십과 희생정신이 부족하다" 고 양을 혹평하기도 한다.

LG는 탁월한 기량을 지닌 양이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다줄 '흑기사' 가 돼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도 경기 전 "팀의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 고 말했다. 반면 기존 선수들에게 양은 '굴러온 돌' 이다.

이날 LG에서는 김상호가 엔트리에서 빠졌고 주장 김선진은 지명타자 자리를 잃었다. 양을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양의 '두가지 얼굴' 인 셈이다.

이날 양은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 득점을 올렸으나 3회 1사 1, 2루와 6, 8회 선두타자, 9회말 2사2루 등 중요한 찬스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해태는 연장 10회초 1사만루에서 김창희의 몸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고 신인 홍세완의 쐐기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보태 7 - 4로 승리, 이틀 연속 LG의 발목을 잡았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곽채진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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