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사이트] 버티칼넷닷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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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전자상거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B2C(고객상대)시장보다 B2B(기업대 기업)시장이 훨씬 전망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기업의 구매가 가계의 구매보다 규모가 훨씬 크니 당연한 얘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B2B 시장을 활성화해 성공하는 방법은 없을까. 한 무역관련 잡지의 영업사원이었던 마이크 맥널티는 구매 회사와 판매 회사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사이트를 생각해냈다.

맥널티가 만든 '버티칼넷닷컴(verticalnet.com)' 은 구매할 만한 상품과 거래처를 소개하는 무역잡지의 업무를 그대로 본뜬 것이나 장점은 훨씬 많다.

페이지 수가 한정된 잡지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고 클릭만 하면 곧장 구매를 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버티칼넷은 B2B 포털사이트를 지향하고 있다.

포털사이트라면 야후와 라이코스 같은 곳을 떠올릴지 모르나 야후 등은 경제.사회.문화 거의 모든 분야를 골고루 다루는 수평적 포털(horizontal portal)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전문가가 원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버티칼넷은 여러 정보를 묶어놓은 포털사이트지만 섬유.금속.서비스 등 각 산업 분야별로 카테고리를 만든 수직적 포털(vertical portal)이다.

그 안에서 갖가지 정보와 인력 네트워크(커뮤니티),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건 살 확률이 높은 사람들을 한데 묶어 놓으니 광고하기에도 좋고 수익도 더 날 수밖에 없다.

버티칼넷은 4월 현재 55개 산업 분야로 구성돼 있다.

한달에 약 6만건의 소개가 이뤄진다.

회사가 설립된 1995년부터 산업별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레터를 회원들에게 6천만 건이나 발송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버티칼넷의 산업정보.콘텐츠를 자사 네트워크의 중소기업가 회원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버티칼넷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IBM.소프트뱅크도 상당액을 투자했다.

사실 버티칼넷의 아이디어란 별다른 게 아니다.

무역잡지라는 기존의 아이템을 인터넷의 특성에 맞춰 사업설계를 한 것 뿐이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진짜 '대박' 은 평범한 아이디어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데서 터진다.

역시 진리는 평범한 데 있는 것이다.

폴 홍 인터넷연구소 (http://www.internetlab.co.kr) 연구실장/e-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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