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고 직거래까지 3대가 해결하는 서일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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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젠 쌀농사도 과학적 경영을 통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지요. " 함께 쌀농사를 짓고 있는 3대(代)가 사이버 쌀가게를 차렸다.

주인공은 서일호(徐一鎬.24.대전시 유성구 상대동)씨와 아버지 차복(次福.57), 할아버지 정륜(正倫.83)씨.

남의 논을 포함해 총 3백 마지기(6만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大農)인 이들은 최근 인터넷에 홈페이지(http://www.ssalsarang.co.kr)를 개설, 사이버 쌀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상호는 한아름유통으로, 제품 이름은 고라실쌀로 달았다.

'고라실' 은 "물이 풍부하고 깨끗한 땅" 을 뜻하는 유성지역의 옛말이라는 게 일호씨의 설명. 팔고있는 쌀의 품종은 일품.추청.동진 등 밥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것들이다.

일호씨는 특히 소비자들에게 상품(쌀)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기위해 지난 2월 9일부터 날마다 홈페이지에 '영농일기' 를 쓴다. 일기에는 "오늘 비료를 얼마만큼 뿌렸다. 논을 갈기로 했다" 는 등 벼 재배 과정이 소상히 적혀있다.

쌀은 인터넷이나 전화(042-822-5413)로 주문받아 대전시는 당일,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곳은 2일이내에 택배로 배달된다. 홈페이지 접속건수가 심심챦게 늘고 있어 이들의 기대도 크다.

가격은 10㎏들이 한포대가 2만9천5백원으로 시중가보다 10%쯤 비싸다. 하지만 주문 즉시 도정하기 때문에 밥맛이 좋은 게 장점이란 설명이다.

이곳이 고향인 할아버지 정륜씨는 80대에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건강을 유지, 아들.손자와 함께 논에 나가 일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다.

일호씨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농업생산자 겸 경영자' 수업을 받기 위해 고등학교는 기계과(농고), 대학은 경영학과를 다녔다.

쌀 전자상거래는 일호씨가 아이디어를 냈다. 홈페이지 구축 등에 제법 큰 돈을 들였다. 유통 마진을 최대한 줄여 남는 이익을 소비자들과 자신들이 나눠 갖자는 게 동기였다.

요즘같은 농번기에는 일손이 딸려 홈페이지 관리는 대부분 지난 9일 일호씨와 결혼한 부인 김현숙(金賢淑.24)씨가 맡는다. 이들 부부는 대학의 같은 학과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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