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인터넷과 법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9면

무한공간 인터넷의 탄생으로 우리는 지금 디지털혁명을 겪고 있다. 인터넷은 사소한 개인생활 뿐 아니라 경제.정치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끼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양상의 법률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판.검사 등 법조인들과 법대 교수, 정보통신부 서기관 등이 함께 쓴 '인터넷과 법률' 은 이제껏 국내외에서 벌어졌던, 또는 있을법한 사례를 중심으로 인터넷상의 법률문제를 다룬 국내 최초의 저술이다.

저작권과 상표권, 기타 법적 문제점으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상표권에 관한 '도메인 네임 사용으로 인한 상표권 침해' (전주지검 최순용 검사)부분. 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1999년까지 국내에서 9건의 분쟁사례가 있었고 앞으로 발생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저자는 인터넷 도메인 네임에 의한 기존 상표.상호 관련 권리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떤 법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와 등록상표권 침해요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향수 브랜드 샤넬과 발기기능장애 치료제 비아그라를 제조한 한국 파이자가 각각 소송을 걸었지만 결과는 상반되게 나왔던 판례를 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벌어진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사례가 있는 보이지 않는 타인의 상표권 침해 행위인 '메타 테그와 상표권 침해'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박준석 판사)도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메타 테그는 사이트 이용자는 볼 수 없지만 웹브라우저에 의해 읽히는 부분 가운데 키워드나 사이트 내용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담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자신의 사이트 접속수를 높여 온라인 광고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유명 사이트와 링크하기도 하지만 바로 이 메타 테그를 사용하기도 한다. 알타비스타 등 검색엔진들은 메타 테그를 읽어 인터넷 사용자의 키워드를 찾아낸다.

그래서 어떤 사이트 제작자들은 사이트 내용과 무관하게 '섹스' 나 '포르노그라피' 등 자주 등장하는 검색어를 붙여놓아 검색리스트에 자주 등장할 수 있도록 한다. 때로는 슬쩍 유명 브랜드 상표를 메타 테그 안에 끼어넣기도 한다.

웹 페이지 상에서는 이런 상표권 침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게 상표권을 침해' 하고 하는 것이다.

이외에 'MP3음악파일과 음악저작권' '인터넷과 조세' 등도 눈여결 볼만한 글들이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