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끼리 민족문제 해결"-백남순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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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쿠바에서 만난 백남순(白南淳)북한 외상은 매우 흥분돼 있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그는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같은 겨레끼리 우리 민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냐' 고 말했습니다. "

개발도상국들의 모임인 77그룹 정상회담의 참관인 자격으로 쿠바를 방문 중인 선준영(宣晙英.사진)주 유엔 대표부대사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白외상 등을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宣대사는 "북한은 77그룹 회원국이지만 한국은 비회원국이어서 회의석상에서 그들을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12일 쿠바 정부 주최 리셉션장에서 자연스레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고 말했다.

宣대사는 "특히 白외상은 국제사회에서도 정상회담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아 기쁘다는 말도 했다" 면서 "아쉽게도 이산가족 등 각론에 대해선 공식적인 만남이 아니었던 관계로 의견을 나누지 못했지만 '모르쇠' 로 일관하던 과거와 달리 대화에 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고 피력했다. 북한대표들은 그러나 기조연설에서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宣대사는 덧붙였다.

宣대사는 쿠바의 한인사회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쿠바에 살고 있는 한인(주로 3세)은 약 6백50명. 1900년대 초반 멕시코를 거쳐 유입된 사람들의 후손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인이 경영하는 중국식당에 가보았는데 교포들이 한국말을 거의 못해 안타까웠다. 정부차원에서도 한글을 가르칠 사람을 쿠바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한국 고위층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10일부터 쿠바를 공식 방문한 宣대사는 17일 뉴욕으로 귀환한다.

유엔본부〓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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