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원전 불길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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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는 무사히 '화마(火魔)를 피했다.

강원도 산불이 하천을 건너 경북 울진으로 남하하자 초비상이 걸렸던 원전측은 13일 들어 4㎞ 전방에서 큰 불길이 잡히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한때 맞불작전을 검토하며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진정소식이 알려지자 송전선을 점검하는 등 원전 정상화에 나섰다. 이 추세라면 하루 이틀 안에 정상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원전 1~3호기의 발전 출력을 70%로 회복시켰다. 오전까지만 해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 50%의 출력을 유지해 왔다.

원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상상태에 돌입한 것은 변전소 등 원전 외곽의 화재위험을 막기 위한 것이었을 뿐 원전시설 자체에 큰 위험은 없었다" 고 말했다. 발전소에서 앞산까지 1㎞ 가량의 평지가 있고 폭 20m의 부구천도 흐르고 있기 때문에 불길이 원전까지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설사 불길이 하천을 넘어 원전에 이르더라도 자동소화 설비가 일제히 가동, 불길 진입이 어렵다는 것. 그러나 지상에서 30~50m 높이에 설치된 송전선이 불길에 직접 닿지는 않아도 그을음 영향으로 합선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부.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은 상황이 완전 종료될 때까지 비상근무를 계속하기로 했다.

한편 과기부는 원자로의 콘크리트 벽 두께만 1.2m인데다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돼있기 때문에 산불이 재발하거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방사능 누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엽 기자, 울진〓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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