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화 '4월이야기' 주연 마쓰 다카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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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오는 8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4월 이야기' 의 여주인공 마쓰 다카코(松たか子.22). 얼핏 갸날픈 모습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니 단아함과 내면의 숨은 에너지가 흠씬 배어나온다.

한국에는 아직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지만 자신의 영화가 개봉돼 무척 설렌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4월 이야기' 는 '러브 레터' 의 이와이 슌지 감독 작품으로 선배를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심리를 단편 소설처럼 깔끔하게 처리한 영화다.

그녀에게는 이 영화가 매우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우선 본인의 성격이 주인공인 우즈키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 촬영 기간중 자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또 자신의 10대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필름이라 늘 곁에 간직해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4월 이야기' 가 한국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한국인의 정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한국인들도 똑같이 공감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나이를 불문하고 한번쯤은 타인을 만나 가슴이 두근거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설레던 추억을 조금이라도 되살리면서 영화관을 나온다면 배우로서 만족한다."

'4월 이야기' 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좋아하던 선배가 비오는 날 이런저런 우산을 뒤져 내놓는 것을 우즈키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지막 부분이라고 했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사랑의 기적을 믿느냐" 고 묻자 환하게 웃으며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고 답했다.

마쓰 다카코는 16세 때부터 연극 무대에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으며 18세에 TV드라마와 영화로 진출했다.

유치원 시절 배웠던 피아노 솜씨도 대단해 '4월 이야기' 의 사운드 트랙을 직접 연주했다.

이밖에 가요.CM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며 취입한 CD만 해도 13장이나 된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차분한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녀는 지난해에는 일본 배우 가운데 소득세 납세 랭킹 4위에 올랐으며 올해에는 문화청이 주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다재다능' 이 물려받은 자질이냐 노력의 결과냐는 물음에는 "주위의 많은 재능있는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인상깊은 배우로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La Strada)' 의 귀머거리 여주인공 젤소미나역의 줄리에타 마시나. 대사없이 몸짓 연기만으로도 삶의 절절한 고통과 안타까움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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