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후보 기대밖 강세…각당 무명인사들, 곳곳서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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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 친구가 누구야?"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을 때 각당 지도부 입에서 이런 소리를 나오게 한 후보들이 있다. 공천 때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선거전에서 상대 거물후보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는 '깜짝 효자후보' 가 주인공.

때문에 각당은 뒤늦게 이들을 확실하게 밀어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유세와 자금지원이 골자다. 민주당 이인제 선대위원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충남 서산-태안을 두번 찾았다.

이 지역에 출마한 문석호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뒤부터다. 상대는 5선의 한영수(자민련)의원. 민주당은 "한때 이 지역에는 자민련 공천탈락 인사를 영입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며 흐뭇해했다.

민주당은 장정언(북제주).노영민(청주 흥덕).이희규(이천)씨 등도 대표적인 효자후보로 꼽는다. 張씨는 6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양정규 의원과 접전을 벌여 지도부가 예정에 없던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독감으로 유세를 중단했던 지난 24일 밤 슬그머니 종로 정인봉 후보를 방문했다. 민주당 후보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鄭씨가 선전하고 있다는 선대위 보고를 접한 뒤 직접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일정이었다.

한나라당의 효자후보 1순위는 민봉기(인천 남갑)씨.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때 구청장선거에서 낙선한 閔씨를 공천하면서 의심쩍어 했다.

그러나 이곳은 지금 한나라당 판세분석표에 '우세지역' 으로 자리잡았다. 당직자들은 이인기(칠곡)씨 등도 효자후보군에 포함한다. 이수성씨 등 민국당의 거물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원도에선 김용학(영월-평창)후보를 지목한다.

자민련은 조성진(평택갑).강석호(포항남).권영창(영주)씨 등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姜씨의 경우 지구당대회 때 1만명의 청중이 몰리자 김종필 명예총재가 "후보가 어떤 친구냐" 며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와 대조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공천 때만 해도 '당선 유력' 으로 생각했던 간판후보들이 좀처럼 뜨지 않아 지도부가 애를 태우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장을병(삼척-동해).황수관(서울 마포갑)후보 등이 유명도에 비해 확실한 선두로 치고나가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한수(서울 송파을)후보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고전하고, 부산의 허태열(북-강서을)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간격을 쉽게 따라잡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민련 조직팀은 대전의 최환(대덕).이창섭(유성)후보에 대해 "믿었던 후보들인데…" 라며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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