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 동향] 경기 상승속도 둔화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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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경기 상승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생산과 소비 등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는 있지만, 그 속도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대신 물가는 3월까지 0.8% 상승에 그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수지 흑자규모는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나 물가.국제수지 등 3대 경제지표들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은 반도체.컴퓨터.자동차 등의 수출과 내수가 계속 호조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늘어났다. 소비 역시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의 영업이 활기를 지속하면서 도소매판매가 13.3% 증가했다.

◇ 경기 속도조절〓2월의 생산과 소비 증가세는 지난 1월의 28.0%와 16.6%에 비해선 낮아진 것으로, 경기과열 우려를 덜어줬다.

지난해 11월 이후 세달째 80.5%선을 유지하던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재고가 다시 늘어나면서 78.9%로 떨어졌다.

또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1을 기록해 전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고, 향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는 134.1로 0.2%포인트 떨어져 두달째 완만한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2월 중 투자는 정보통신 분야의 활발한 창업과 설비확대 추세를 반영,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66.0%나 늘어났다.

박화수(朴華洙)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자동차나 컴퓨터.휴대폰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진정되면서 경기가 자율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며 "그러나 속도가 완만해지는 것일 뿐 경기상승국면은 계속되고 있다" 고 밝혔다.

◇ 국제수지 흑자폭은 확대〓한국은행은 29일 '2월 중 국제수지 동향' 을 통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전달보다 4억7천만 달러 늘어난 7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1~2월 누적 흑자는 11억1천만달러라고 발표했다.

흑자규모가 전달보다 커진 것은 수출호조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된데다 여행수지도 흑자를 냈고, 외채가 줄면서 이자지급도 줄어 소득수지도 흑자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2월의 상품수지 흑자는 7억2천만달러로 전달의 6억3천만달러에 비해 9천만 달러 늘었다.

여행수지는 5천만달러 흑자로 반전됐으며, 소득수지는 1월의 9천만달러 적자에서 2월에는 4천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자본수지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18억2천만달러나 들어온데 힘입어 총 21억8천만 달러의 유입초과를 기록했다.

임봉수.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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