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가정의 '위험한 성' 다룬 영화 '아메리칸 뷰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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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진실은 간혹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요. " 샘 멘데스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 의 감상 포인트를 이런 말로 암시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우리가 좀처럼 기대하지 않는 곳에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평균을 약간 웃도는 생활수준의 중산층 가정. 장미 정원이 딸린 2층짜리 주택에 사는 이 가정은 겉보기엔 직장이 안정돼 있고 정상적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남편(케빈 스페이시)은 직장을 혐오하고 딸의 친구에게 성욕을 느끼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부인(아네트 베닝)역시 자신의 커리어에만 신경을 쓰며 바깥으로 나돌다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잠자리까지 같이 한다.

이웃의 동성연애자가 스페이시를 동성연애자로 착각하고 그에게 접근하다 거부당하자 비밀을 숨기기 위해 스페이시를 권총으로 살해한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스페이시의 머리 속에는 뜻밖에도 아내.딸과 함께 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이 영화는 자신의 마음부터 열면 상대방의 단점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작품을 연출한 멘데스 감독은 연극을 향한 열정과 영화 데뷔작품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점에서 '시민 케인' 의 오슨 웰스와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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