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당구장이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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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일 오후 경북대 후문 앞 '당구 골목' . 2년 전만 해도 당구장 10여 곳이 늘어서서 문전성시였으나 이젠 다섯군데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PC게임방에 밀려 절반 넘게 폐업했거나 게임방으로 업종전환을 했기 때문이다. PC게임방은 지난해 일곱 군데나 새로 생겼다.

이곳의 한 게임방에서는 대학생 20여명이 PC통신과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대다수가 1, 2학년들이다. 그러나 인근 J당구장에서 당구를 즐기는 학생은 4학년 두명뿐이었다.

놀이문화에도 고.저학년 대학생들간에 '세대차' 가 뚜렷하다.

신입생등 저학년은 PC방과 DDR 등이 설치된 전자게임방으로, 고학년과 복학생들은 당구장으로 향한다.

당구장과 PC게임방을 함께 운영한다는 양명숙(45)씨는 "여가시간이 많은 신세대 소비자들의 세력이 급증추세인데 반해 고학년은 소비력이 점점 위축되고 있어 업종을 전환해가는게 당연하다" 고 말했다.

계명대 주변도 마찬가지. 20여곳의 PC게임방이 성업중이지만 당구장을 찾긴 쉽지 않다.

복학생 김영식(24)군은 "군 입대전까지도 눈에 띄는게 당구장이었으나 요즈음엔 복학생들 사이에 당구장 위치를 알고 있는 것도 노하우로 치부될 정도로 놀만한 곳이 없다" 고 말했다.

대학마다 여학생수가 크게 늘면서 남녀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방과 전자게임방도 N세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대학가 주변상인들은 "인터넷 세대들이 늘면서 대학가 점포들의 모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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