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전남 해남-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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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 총선시민연대가 전국 버스투어를 시작한 첫날인 20일.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 가수 이정현의 '바꿔' 를 개사한 로고송을 틀어대며 총선연대 버스 10여대가 도착해 선거혁명을 위한 거리 서명을 시작했다.

그만큼 해남-진도에서는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남에서 시민운동을 하는 金모씨는 "이 지역 선거 사상 최대의 금권선거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고 우려했다.

시민단체의 '공천 부적격자' 3관왕에 올라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고전했던 김봉호(金琫鎬)국회 부의장은 등록재산이 31억원에 달한다. 이정일(李正一.무소속)전 전남일보 회장은 호남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조선내화 이훈동(李勳東)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양측은 지난 12일 금품 살포 의혹 공방과 함께 물리적 충돌사태까지 빚었다.

金부의장은 이달 들어 부락단위로 하루 15회 가량 의정보고회를 열어 5백~6백명씩의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그는 "낙후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인물을 키워야 한다" 며 '거목론(巨木論)' 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도와달라" 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반면 정치 초년생인 李전회장은 "(金부의장의)20년 세도를 몰아내자" "공천이면 당선이냐" 며 농어촌 전기료 인하, 농수산물 유통 혁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길거리 악수로 얼굴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도의원 3선(選)인 이석재(李碩在)전 전남도의회 부의장은 '바다를 알고 사랑하는 사람' 의 이미지로 바닥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金부의장의 해남고.전남대 12년 후배. 1998년 지방선거 때 국민회의 공천을 못받자 무소속의 길을 걷고 있다.

입시학원 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최응국(崔應國)후보는 "이번 선거야말로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는 시발점" 이라며 농어민 후계자.청년층을 파고들고 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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