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 큰 마당 마련해준 데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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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국립민속무용단 단원 여덟명이 무대에 오르자 호암아트홀이 흥겨운 춤으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일 년 수확한 농부들이 기쁨에 겨워 벌이는 축제의 춤 '살로마'는 신나게 구르는 발차기와 우렁찬 추임새가 보는 이까지 절로 춤판에 끌어들인다. 배에서 터져나오는 "워, 워" 소리가 최고조에 달할 즈음 남녀 쌍들은 절정에 이른 춤사위를 한순간에 접고 부풀었던 마음을 땅으로 데려온다.

단원을 이끌고 서울에 온 헤라르도 게라(41.사진) 예술감독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존할 수 있는 큰 마당을 마련해 준 한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12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 파나마 대표로 입장하며 '오늘 이 행사야말로 승자 없는 올림픽, 인류 평화를 위한 문화의 제전'이라고 생각했다며 손에 든 파나마 국기를 흔들었다. 1990년 8월 창단한 파나마 국립민속무용단은 14년 짧은 역사에도 남미에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젊은 단체다.

"우리 무용단은 파나마의 전통춤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 해외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헤라르도 예술감독은"삶을 정열적으로 즐기고 이웃과 연인을 뜨겁게 사랑하는 파나마 국민의 일상 자체가 우리 춤의 소재"라고 설명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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