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세계 첫 무인 교량점검 시스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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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가 개발한 무인 교량점검 로봇 시스템은 교량 안전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도로의 건설·관리를 총괄하는 한국도로공사(사장 류철호)는 완성된 도로의 보수·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관련 연구개발(R&D)도 활발하다.

2007년 세계에서 처음 도입한 무인 교량점검 시스템은 한국도로공사의 R&D 역량이 발휘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스템 도입 전까지 도로 유지·관리현장에서 실시하던 점검 작업은 쉽지 않았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데다, 강이나 하천에 설치된 교량 특성상 접근도 쉽지 않았다. 높은 교량 위에서 하는 일이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컸다. 또 육안 조사 위주여서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제때 문제점을 파악해 보수·보강 시기를 놓치게 되면 결국 유지 관리 비용이 더 커지는 결과가 나오기 일쑤였다.

도로공사가 개발한 무인교량시스템(U-BIROS)은 이런 어려움을 모두 해결했다. 이 장비는 교량 아래쪽의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원격제어 로봇, 이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장비, 촬영된 영상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밀 GPS 위치인식 장치 등을 소형트럭에 적재했다. 차량 내부의 컨트롤 룸에서 원격으로 로봇을 움직여 각종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쓰면, 교량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결함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점검자의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마련된 고속도로 교량 유지관리시스템(HBMS)과 연계된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도로공사는 연간 약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도로공사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이 개발한 과적단속 시스템(Hi-WIM)은 또다른 R&D 성공사례다. 과적 화물차는 각종 안전 사고는 물론, 도로의 유지·보수 비용을 늘리는 주범이라 단속이 필요하다. 그러나 화물차의 중량을 재는 기존 고정식 축중계는 설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화물차가 중량을 재기 위해 정지해야 했고, 일부 차량이 단속을 피하려다 사고를 유발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 새로 도입한 시스템은 차량 무게를 재는 시스템을 일반 도로 밑에 깔고, 번호인식용 카메라·전광판 등과 연계했다. 일반 주행 속도로 달려가도 정확하게 무게를 재서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부 화물차가 이 장치를 피하려고 해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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