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 금융회사·기업이 해외에서 받을 수 있는 돈인 대외채권은 4004억9000만 달러로 6월 말보다 283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9월 말 대외채무(외채) 규모는 3975억 달러로 6월 말보다 189억2000만 달러 늘었다. 이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1462억8000만 달러,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외채는 2512억2000만 달러였다. 지난 3분기 중엔 단기외채가 11억4000만 달러 감소했지만 장기외채는 200억6000만 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8%로 6월 말(38.9%)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순채권국의 지위를 되찾았지만 불안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외채권에다 우리 기업이나 투자자가 해외에 공장 등을 지으면서 직접 투자하거나 해외 주식을 사들인 것을 합한 ‘대외투자 잔액’은 5776억9000만 달러였다. 반면 기존 외채에다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에 투자하고 주식을 사들인 것을 더한 ‘외국인 투자 잔액’은 7354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국내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금액이 1577억2000만 달러 더 많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가 대외 투자를 초과한 금액도 지난 6월 말(1064억5000만 달러)보다 512억7000만 달러나 늘었다. 이는 외국인들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산 것은 외채에는 잡히지 않지만 이들이 주식을 판 돈을 달러로 바꿔 나가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대외자산(대외채권)이 줄어든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 중 하나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국내를 떠났기 때문이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