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자원봉사자 미확보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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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4.13 총선을 앞두고 지역 선관위마다 자원봉사자를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정치 불신이 가중되고 예년 선거의 경우 자원봉사자 공급 창구 역할을 했던 시민단체가 낙천.낙선운동쪽으로 돌아선 탓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관위와 지역 시민단체간에 갈등 상황이 조성돼 있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지난 대선.총선에 비해 턱없이 숫자가 줄어든 지역 선관위가 상당수에 이르러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선관위의 공명선거 홍보.업무보조 등을 주로 맡아왔다.

대구시선관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일까지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5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모집기간을 이달 25일까지 연장했다. 대구 중구선관위.수성선관위에는 현재까지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다.

지난 15대 총선 때 대구 지역에 4백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구선관위 관계자는 각 대학 취업센터에 공문을 보내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주시내 각 선관위는 지난 선거 때의 봉사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번에도 도와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새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시와 해남군에는 1~2명이 전화 문의만 했을 뿐 현재까지 단 한명도 신청자가 없다.

충북도는 자원봉사자 모집이 어렵게 되자 아예 일용직을 채용, 부재자 투표용지 발송 등 잡무를 맡길 계획이다.

전북도내 10개 선관위에는 13일 현재 3백43명이 모집됐다. 그러나 6백여명이 몰렸던 15대 총선 때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북 전주시 덕진 선관위는 23명이, 무주.진안.장수 선관위에는 겨우 5명이 신청했을 뿐이다. 15대 총선 때는 각각 1백여명씩이 몰렸었다.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자원봉사자 5백명을 모으기는 극히 어려울 것" 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수성구 선관위 김문규(金文圭)지도계장은 "아직도 자원봉사 참여의식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다" 며 "총선이 닥치면 직원 가족들을 자원봉사자로 동원해야 할 상황" 이라고 우려했다.

서형식.홍권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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