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도루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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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도루금지' .

박찬호(LA 다저스)가 등판하는 날 1루 베이스엔 팻말이라도 하나 세워야 할 판이다. 가뜩이나 도루저지가 뛰어난 박찬호가 올해에는 더욱 강력한 '보안체계' 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3경기에 등판한 박은 30번의 도루시도 가운데 14번을 잡아내고 16번 도루를 허용했다. 두번에 1개꼴로 지난해 다저스 선발투수 가운데선 단연 '검거율 1위' 다.

에이스 케빈 브라운은 19번 허용에 7번을 잡았고 대런 드라이포트가 20번 허용에 7번 저지, 이스마엘 발데스가 26번 허용에 9번을 저지했을 뿐이다.

박은 최근 베이스볼 위클리가 발표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주자견제 순위에서도 2위에 올라 있다. 더욱이 그런 수치와 통계가 지난해 도루 저지율 3할에도 못미치는 포수 토드 헌들리를 파트너로 기록한 것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능력이다.

올해 박의 도루 허용은 더욱 줄어들 전망. 우선 헌들리가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는 지난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첫 경기에서 깔끔하게 상대의 도루를 저지했고 4일 메츠 전에서도 비록 2루수가 공을 놓쳐 세이프되긴 했으나 타이밍상 주자를 완전히 저지할 수 있는 2루 송구를 했다.

박찬호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투구동작시 테이크백을 줄이면서 그렇지 않아도 빠른 투구동작이 더욱 빨라진 것이다. 물론 이같은 변화는 도루저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축족이 되는 오른쪽 다리가 일찍 주저앉는 점을 고치기 위해 와인드업에서 몸을 트는 동작을 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어진 부수적인 효과다.

아직 새로운 투구폼의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주자견제에 관한 한 박찬호는 더욱 빈틈없는 경계태세를 갖추게 된 것만은 틀림없다.

베로비치(플로리다)〓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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