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 100일 작전 성과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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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12월 1일 시작된 '경찰 대개혁 1백일 작전' 이 9일로 완료됐다.

경찰은 그동안 '경찰조직을 다시 만든다' 는 구호 아래 인사.치안.대민 서비스 분야의 개혁을 선언하고 본청 1백72개, 지방청 4백33개의 과제를 설정,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전시효과를 노린 행사가 많았고 실적 경쟁으로 인권침해의 논란을 빚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 개혁 성과〓미성년자 매매춘의 단속과 시위문화 개선, 파출소 근무제 변경 등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김강자(金康子)서울 종암서장의 부임을 계기로 속칭 '미아리 텍사스' 에서 이뤄진 청소년 매매춘 단속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통상적인 시위진압과 달리 최루탄을 쏘지 않고 여성 경찰을 현장에 전진 배치해 평화적 시위문화를 유도한 것도 '절반의 성공' 이라는 자평이다.

서울경찰청에서 하위직 직원들의 신상기록을 전산화해 인사의 공정성을 도모한 것은 경찰 내부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경정급 경찰서장을 임명하고 파출소의 종일 근무체제를 3교대로 바꾼 것, 감찰 카드를 폐기한 조치 등도 순경 출신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됐다.

경기도 수원 남부서의 형사콜서비스(고소.고발 현장에 나가 민원을 해결) 등 참신한 대민 서비스들도 생겨났다.

◇ 문제점〓단순 10대 불량배들을 조직폭력배로 엮는가 하면 취객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운 단란주점 업주.종업원들에게 범죄단체구성죄를 적용하는 등 실적을 고려한 일선 경찰의 무리수가 적지 않았다.

작전기간 중 4백32명이 특진했고 1천2백60명이 표창을 받는 등 포상을 너무 남발했다는 내부 비판도 많았다.

경찰서별로 새 경찰 다짐대회.전진대회 등 각종 행사가 열렸으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파출소에서 수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직원 숙직실을 청소년 공부방으로 개조한 것도 지나친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홍보위주 행정도 문제점이었다. 경찰 내부에선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 특진" 이라는 말이 나돌았고 이 때문에 일선 경찰서 간부들도 업무 자체보다 홍보에 신경을 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전북경찰청 한 직원은 "매일 회의 및 개혁관련 서류나 만들다 중요한 치안문제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됐다" 고 말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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