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한국귀화 사리체프 새 이름은 '신의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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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이제부터 네 이름은 신의손(申宜孫)이야, 신의손. "

프로축구 안양 LG와 아주대의 연습경기가 열린 8일 LG 구리운동장.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한국 이름을 전해 들은 '신의 손 골키퍼' 사리체프는 만족한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러시아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한국으로 건너와 철벽 수문장으로 일화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끌어내며 얻은 별명이 '신의 손' . 지난달 27일 귀화시험에 합격해 한국인이 된 그는 자랑스럽게 여기던 별명을 이름으로 가졌다.

이 이름은 조감독이 이날 구리시에 있는 작명소에서 지었다.

본관은 안양 LG 숙소가 있는 구리. '크게 출세하며 후세에 이름을 날리게 된다' 는 그럴 듯한 풀이도 함께 담겨 있었다.

구단 측은 그동안 '민첩해서 승리한다' 는 뜻의 '사리첩(史利捷)' 또는 '온몸으로 볼을 잡아낸다' 는 '구체포(具體抱)' 등 한국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해왔다.

구리 신씨의 시조가 된 '신의손' 은 "귀화시험에 합격해 한국인이 된 것만도 기분좋은데 멋진 이름까지 생겨 더 기쁘다. 열심히 뛰어 팀 우승에 기여하겠다" 고 말했다.

이날 아주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전후반 90분을 뛴 신은 안정감있게 골문을 지키며 실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안양은 4 - 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골문이 불안해 고민이 많았던 조감독은 "신의손이 옛 기량을 회복하는 대로 주전 골키퍼로 기용할 생각" 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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