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88% "정부 경제 심각성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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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제학자들이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기업인들은 정부가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잘 모른 채 낙관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CEO포럼(공동대표 윤병철 하나은행장)과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각각 최고경영자(CEO) 43명과 국내외 경제학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한국CEO포럼은 11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한 '제3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CEO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꼴(88.2%)로 '현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아주 낙관적이며, 현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상황인식이 정확하다거나 적절히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11.8%)에 그쳤다.

또 세계경영연구원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경제학자(국내 경제학자 77명, 미국 내 한국인 경제학자 24명)들은 10명 중 8명이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CEO와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의 위기 원인으로 경제외적인 요인을 가장 많이 꼽았다.

CEO들은 내년 중 가장 우려되는 경제 이슈로 '국가 보안법 철폐 등 경제외적 불안정의 확대'를 가장 많이 들었고(23.5%),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절반 이상이 '분배우선주의 성향 등 정치적 방향성의 불안'(50.6%)을 꼽았다.

경제학자들은 향후 국가경쟁력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10명 중 7명가량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국가경쟁력이 낮아졌으며(69.3%), 향후 3~4년간 경쟁력이 낮아질 것(67.3%)으로 보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경쟁력이 높아졌거나 향후 3~4년간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2.9%와 19.8%에 그쳤다. CEO들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며(69.7%), 내년 경제성장률은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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